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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382호

미국 Sea, Air, Space 2025 방산전시회와 한국에 주는 함의

박남태

조지메이슨대학
겸임교수

박남태

들어가며

2025년 4월7일부터 10일까지 Sea, Air, Space 2025(이하 SAS 2025) 방산 전시회가 워싱턴DC의 포토맥 강변 National Harbor 전시장에서 열렸다. SAS 2025는 매년 미국 해군협회(U.S. Navy League)가 주관하며, 매년 10월에 미국 육군협회가 주관하는 AUSA(Association of the U.S. Army) 방산 전시회와 함께 미국 수도에서 주최되는 양대 방산 전시회이다.

올해 SAS 2025는 60회째로 “미국조선·해운산업의 진단과 부활 대책’ 주제로 열렸다. 우리 이지스함에 탑재된 전투체계를 만든 로키드 마틴사(Lockheed Martin), 미해군의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는 제너럴 다이나믹스사(General Dynamics) 등 전세계 방산업체 400여 개사가 부스를 열고 참여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해양 방산업체는 부스를 열지 못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가 말해 주듯이, 미국은 중국에 비해서 열세한 조선·해운업의 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회는 미국의 정부, 군과 업체들이 참석했는데, 특히 신임 해군성 장관, 관련 국회의원, 해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사령관 등 군고위 수뇌부가 대거 참석했다. 그리고 미국의 조선·해운에 관련된 업체의 중역들도 모두 참석해서 정부-군-업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방사청 및 해군 조함단에서 참석했고, 현대 중공업, 한화 오션 등의 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또 한국 해양연맹 총재 최윤희 전 합참 의장님은 미국 해군협회의 공식 초청으로 참석하셨다.

여느 방산 전시회와 마찬가지로 올해 SAS 2025도 정책과 기술 관련된 세미나와 실제 방산업체들의 전시회가 동시에 열렸다. 필자는 기간 중에 매일 전시회장을 방문하여 주요 세미나에 참석하고 방산업체 부스를 방문했다. 저자는 이번 전시회 기간 중에 주요 정책 세미나와 실제 방산업체 전시장을 방문하여 얻은 교훈을 중심으로 기술하고, 한국 방산에 주는 함의를 제시하고자 한다.

정책 세미나의 시사점

기간 중 참석한 세미나 중에 매우 인상 깊었던 세번의 세미나를 소개한다. 첫날 조찬 세미나로서 현재 미해군 참모총장(Admiral Jim Kilby, 대행)과 중장급 제독 다섯 분이 참석하였다. 모두 미해군의 핵심 보직자 들인데, 그분들이 세미나 현장에 직접 오셔서 미해군 군함건조와 유지보수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대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실 미국 해군의 핵심보직자들이 영상으로 참여하지 않고, 현장에 직접와서 토론하는 것을 보고 본 전시회의 위상과 신조함정 적기확보와 기존 함정 정비 문제가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둘째 세미나는 신임 미해군 장관이 참석한 세미나였다. 신임 펠런(John Phelan) 장관은 투자전문 사업가 출신이며, 현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친구이다. 신임 장관의 연설의 핵심 내용은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로는 미국의 조선 및 해운 분야의 쇠퇴 현실을 직시하고, 방산업계에 미해군 군함 건조에 대한 협력을 당부하는 것이었다. 이미 알려진 바 대로 2020년을 기준으로 중국의 군함 척수가 미해군의 척수를 초월하였다. 군함 뿐 아니라, 상선(Merchant Marine) 측면에서도 1947년 기준으로 미국 국적 상선이 전세계 해양물동량의 60%를 운반했는데, 오늘날의 미국 상선의 운송능력은 단 1%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에 반하여 중국은 7,000척의 상선대를 운용하면서 세계 물동량의 40%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미국은 연간 5척의 상선을 건조하는데, 반면 중국은 무려 연간 1,700척을 건조할 수 있다고 한다. 필자도 실제 데이터에 너무 놀랐는데, 과연 미국은 이렇게 쇠퇴해버린 자국의 조선업을 부활시킬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둘째로는 미해군 비싸고 느린 획득체계(Acquisition Process)에 대한 강력한 개선의지를 피력했다. 펠런 장관은 연설 후에 최윤희 전 합참의장과 잠시 대화를 나누면서도, 미국 조선해운업 부활을 위해서 한국 조선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을 당부하였다. 다시 한번 이번 전시회에 한국 해양방산 업체가 부스를 하나도 열지 못했다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 세 번째 세미나는 미국 의원들이 참석한 세미나였다. 네 분의 현역 하원의원(House of Representatives)이 참석했는데, 모두 지역구가 방산업체나 조선소와 관련이 있는 분들이었다. 이중에 버지니아의 해안도시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키간 (Congresswoman Jen Kiggans) 의원은 한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키간 의원의 지역구 주변에 미국 대서양 함대가 있는 노퍽(Norfolk)과 조선소(Huntington Ingalls Industry, Newport News)가 있어서 한국 조선능력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세미나가 끝나고 필자는 키간 의원에게 한국 해군 예비역 대령이라고 소개하고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자신은 미해군 헬기조종사 출신이라고 반가워했고, 한국과 함정 건조 관련하여 협력의 촉진을 바란다고 당부하였다. 그리고 옆에 있던 정책 보좌관이 나에게 얼른 명함을 건네 주면서 연락을 부탁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한국 방산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시에 미국 의회 하원의원을 잘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의 상원의원의 숫자는 각주당 2명으로 100명 밖에 안되지만, 인구비례로 정하는 하원의원의 숫자는 무려 현재 435명이나 된다. 그리고 하원의원은 자기의 지역구(District)를 위해 활동하며, 임기가 2년이다 보니 지역구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도출해야 재선이 가능하다. 또한 통상 하원의원을 3~4회 역임한 이후에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추세로서, 상대적으로 하원의원들은 젊고 열정이 있다. 키간 의원도 내년 11월에 선거(일명 중간선거)를 위해서 올해 지역구를 위해 성과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방산업체들의 동향

전시장 지하층은 넓은 전시공간으로서 400여개의 업체들이 열어놓은 부스가 있었다. 먼저 전시회 관계자들에게 한국 해양방산업체가 부스를 열지 못한 이유를 물었다. 왜냐하면 한화나 현대 중공업은 이미 세계적인 해양방산 업체인데, SAS 2025같은 방산 전시회에 당연히 참여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SAS 2025에 부스를 열기 위해서는 부스 사용 비용은 물론이지만, 일정기간 동안 미해군 협회의 기업 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에 참가하는 등 실적(credits)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미국 국내 방산업체에서 이러한 사전조건을 근거로 한국 방산업체의 참가 신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전언이었다. 다시 말해서, 미국 국내 방산 업체의 진입 장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수많은 업체의 부스 중에 눈길을 끄는 두 곳을 직접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한곳은 호주관(Austrailia)이였으며, 다른 한곳은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방산기업 안두릴(Anduril)이였다. 호주관은 71개 호주 방산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였으며, 이번 방산전시회에 유일하게 오픈한 국가관이다. 국가관이다 보니, 다른 업체의 부스보다 규모가 컸고, 개별 상담실도 구비되었다. 호주관 관계자들은 국가관을 통해서 자국의 다양한 방산기업들이 개별 부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또한 미국 방산시장 진입장벽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호주 국가관은 우리 방산기업의 미국 시장과 본 전시회 진입을 위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방문한 부스는 안두릴이다. 본 기업은 2017년 창설한 방산기업으로 비교적 신생기업이다. 그러나 가성비가 뛰어난 무인장비 위주로 생산하며 급속하게 사업이 확장하고 있는, 일명 뜨고 있는 방산기업이다. 관계자는 현재 한국에서 안두릴 지사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전시된 해양 무인체계의 설명을 들어보니, 모듈형으로 제작되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까 하나의 플랫폼에 작전 목적별로 다른 모듈을 탑재하여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가격은 낮추고 성능은 높인 것이 안두릴 제품의 특징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한국 방산에 주는 함의

첫째, 중국과 전략 경쟁중인 미국의 조선·해운업의 열세 문제가 심각하며, 이에 대한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만약 미국이 국가적 의지를 가지고 조선·해운업의 부활을 도모한다면, 한국의 조선업의 능력이 단순히 협력 가능 분야를 넘어서 미국과의 관계에서 한국의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미국의 조선업 부활이 국가적 차원의 긴급하고 중요한 사안이고, 그 대안이 오로지 한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계 조선의 90%를 중국-한국-일본이 차지하는데, 중국은 경쟁국이고 일본은 조선업의 몰락으로 점유율이 4%까지 추락했으니, 남은 것은 한국뿐이다. 따라서 한국의 조선업은 단순히 조선 분야를 넘어서, 현 트럼프 행정부와 협력과 협상 테이블에서 레버리지 역할 또한 가능할 것이다.

두 번째 함의로는 우리 해양방산 기업의 SAS 2025같은 미국 본토내에서 열리는 방산 전시회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 국내 해양방산 업체들은 한국과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들의 진출을 당연히 두려워하고 가능한 한 저지하려고 하니, 호주와 같은 국가단위로 전시회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추가적으로 미국 하원의원들과 연계하는 방안도 좋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2년 임기와 435명이라는 많은 의원 숫자가 있기 때문에 상호 관심사나 이익이 일치한다면 훨씬 협력하기에 용이 할 것이다. 세 번째 함의로는 신생 방산기업 안두릴처럼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것이다. 즉, 방산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의 적용으로 가성비 뛰어난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방산도 대기업 규모의 방산기업과 병행하여 안두릴처럼 혁신적인 기술로 승부를 거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많아야 더욱 경쟁력 있고,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박남태 박사는 예비역 해군 대령으로서 현재 미국 George Mason University 겸임교수로 있으며 주요 연구분야는 방위산업 협력, 해양안보, 중국과 북한 안보 문제이다. 미국 Washington D.C. 소재 National Interest와 China Brief 등 주요 안보관련 Journal에 논문을 발표하였다.

  • 본지에 실린 내용은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본 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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