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405호
2025년 한국‑인도 최초 양자 해상훈련 분석: 한국 해양안보전략의 확장과 제도화의 과제
- 서론
2025년 10월 13일, 대한민국 해군과 인도 해군은 부산 해군작전기지 및 남해 해역에서 사상 최초의 양자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였다. 이 훈련은 양국 해군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실질화하는 첫 사례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이행과 해양안보 역량 확장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서는 훈련의 구성과 참가 전력을 살펴보고, 한국의 전략적 선택이 지역 질서에 미치는 구조적 함의와 제도화 과제를 분석하였다. 특히 훈련의 일회성 이벤트를 전략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 훈련 구성 및 참가 전력
훈련은 항만 교류와 해상 기초훈련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380여 명의 장병이 참여하였다. 육상에서는 상호 함정 방문, 우수사례 공유, 실무자 교류, 친선 체육행사 등이 진행되었고, 이어진 해상 훈련에서는 통신절차 점검, 기동훈련, 식별절차 교차검증, 의료·보급 협력 시뮬레이션 등이 실시되었다.
인도 해군은 6,000톤의 시발릭급 유도탄 스텔스 프리깃함 Sahyadri를 투입하였다. 이 함정은 중거리 대공미사일, 대함미사일, 대잠 어뢰, 헬기 운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승조원은 약 250명으로 인도 동부함대 소속으로 비샥하파트남 기지를 기반으로 한다.
대한민국 해군은 4,200톤급 LST-II 상륙함인 노적봉함이 참가하였는데, 이 함정은 병력·장비 수송 능력과 헬기 갑판, 통신·지휘통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승조원은 약 130명으로 해군작전사령부 소속이다.
- 전략적 함의 분석
이번 훈련은 네 가지 전략적 축에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전략적 다변화의 실증이다. 2020년 기준 한국이 양자 해군훈련을 실시한 국가는 4개국이었으나, 2025년에는 인도를 포함해 7개국으로 확대되었다. 이는 2022년 발표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문서화 이후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와의 해군훈련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군사적 실천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둘째, 상호운용성의 절차적 축적이다. 훈련 중 통신절차 시험은 3회, 식별절차 교차검증은 2회 실시되었으며, 의료·보급 협력 시뮬레이션도 1회 진행되었다. 이는 SOP 문서화 가능성을 확보하고, 향후 대잠·대공·인도주의 작전 등 전문 분야로의 협력 확대를 위한 기반이 된다. 상호운용성은 장비 호환을 넘어 절차·조직문화·법적 체계의 조율을 포함한다.
셋째, 산업·전력구조적 연계 가능성이다. 한국의 조선·정비 역량과 인도의 함정 현대화 수요는 상호 보완적이다. 현재 한국은 5개국과 기술이전·정비협력 MOU를 체결하고 있으며, 인도와의 협력은 신규 시장 개척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방산·조선 분야의 공동연구, 기술이전, 정비협력은 군사외교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경제적 기반이 될 수 있다.
넷째, 동맹관리와 리스크 조율이다. 한‑인도 협력의 심화는 중국의 전략적 민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훈련은 한-미 연합훈련과 일정이 중첩되지 않았으며, 중국 국방부의 공식 반응도 없었다는 점에서 외교적 조율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동맹과의 조율, 훈련 목적의 투명한 설명, 정보공유 범위의 명문화 등을 통해 외교적 오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 정책 제언: 제도화 로드맵
한‑인도 해군훈련이 전략적 전환의 실증적 사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이벤트를 제도화된 전략자산으로 전환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고는 향후 3년간의 실행 계획을 세 단계로 구분하여 제시한다. 각 단계는 전략적 필요성과 실행 가능성을 반영하며, 수치 기반의 성과지표는 국제 사례와 한국의 기존 협력 경험을 근거로 설정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2025년부터 2026년까지의 훈련 정례화 및 절차 점검이다. 이 시기에는 양국 해군 간 연례 훈련 일정을 합의하고, 포트 콜과 실무자 교류를 정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통신, 식별, 의료, 보급 등 다자작전에서 필수적인 5개 절차에 대한 공동 점검과 SOP 초안 작성이 필요하다. 이 절차들은 국제 해군훈련에서 상호운용성 확보의 핵심 요소로 공통적으로 다뤄지며, 한국 해군도 미국·호주 등과의 훈련에서 이를 반복적으로 점검해왔다. 따라서 이 단계의 성과지표는 연례 훈련 1회 이상 실시, SOP 문서화 5개 항목, 실무 교류 횟수의 증가로 설정할 수 있다. 실무 교류는 연 2회 이상이 실질적 교류로 간주되며, 절차 표준화와 조직문화 이해의 기반이 된다.
두 번째 단계는 2026년부터 2027년까지의 법적 기반 구축 및 협정 체결이다. 훈련의 지속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호군수지원협정(SSA)과 상호방문 MOU의 체결이 필수적이다. 한국은 현재 미국, 호주, UAE 등과 SSA를 체결하고 있으며, 인도 역시 프랑스, 일본 등과 유사 협정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훈련 평가보고서를 공동 작성하고, 정보보호 기준을 명문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이는 작전 연계 시 법적 분쟁을 예방하고, 동맹 조율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 단계의 성과지표는 SSA 및 MOU 2건 이상 체결, 훈련 평가보고서 연 1회 발간, 정보공유 기준의 명문화로 설정된다.
세 번째 단계는 2027년 이후의 산업·기술 협력 병행 및 전략적 연계 확대이다. 군사외교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방산·조선 분야의 공동 R&D와 기술이전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정비·부품 협력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 방산기업은 인도와 K-9 자주포, 잠수함 정비 등에서 기술협력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도는 ‘자립 인도(Aatmanirbhar Bharat)’ 정책에 따라 기술이전 수요가 높다. 따라서 이 단계의 성과지표는 공동 R&D 1건 이상, 기술이전 계약 1건 이상, 정비협력 MOU 체결로 설정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 교류를 중장기적 전략협력으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이다.
이 세 단계와 병행하여 추진해야 할 과제가 바로 외교적 투명성과 리스크 관리이다. 한‑인도 협력의 심화는 중국을 비롯한 역내 국가들의 전략적 민감성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훈련 목적과 범위에 대한 설명외교를 정례화하고, 훈련 전후로 중국 및 주변국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다자훈련 확대, 비전통적 위협 발생, 전략적 오해 등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 1회 이상의 모의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과제의 성과지표는 설명회 연 2회 이상, 대응 매뉴얼 3종 완성, 모의훈련 연 1회 실시로 설정된다.
이상의 제도화 로드맵은 한국이 인도와의 해군협력을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실무적 설계이며, 각 단계는 정책결정자가 실행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자원 배분을 결정하는 데 실질적 기준을 제공한다.
- 결론
2025년 부산에서 실시된 한국-인도의 최초 양자 해상훈련은 규모는 제한적이었지만 전략적 가치는 매우 큰 일이었다. 양국 해군의 전력 구성은 상호보완적이며, 훈련은 절차적 상호운용성과 전략적 파트너십의 실질화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한국은 이를 계기로 해양안보 전략을 제도화하고, 동맹과의 조율 및 지역 설명외교를 병행함으로써 전략적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본 고에서 제시한 제도화 로드맵은 그러한 전략적 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실무적 설계로서, 향후 3년간의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하였을 뿐이다. 관계당국과 해군은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 악력
전창빈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47기로 국방대학교에서 석사학위(국제관계)를 취득하고, 서울벤처대학원에서 박사학위(국방정책)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해군대학에서 주변국해양전략 교수로 재직 중이다.
- 국내외 추천자료
- LAKHVINDER SINGH. “Time for strategic renewal of India-ROK partnership.” The Sunday Guardian. November 16, 2025.
- Lauren D. Gilbert, Kester Abbott, Hannah Heewon Seo. “A next-generation agenda: South Korea-US-Australia security cooperation.” Atlantic Council. November 4, 2025.
- Ziya Guo. “South Korea and the Squad: Strategic Opportunities and Constraints.” CSIS. June 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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