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Periscope 제418호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해상봉쇄 전략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5년 12월 16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면적이고 완전한 해상봉쇄(Total and Complete Blockade)’를 공식 명령했다. 미국이 실시한 해상봉쇄의 역사를 살펴보면,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의 경제적 숨통을 조이기 위해 약 5,600km에 달하는 남부 해안선을 봉쇄하고 남부의 면화 수출을 막고 무기와 군수물자 수입을 차단하여 남부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소련의 핵미사일이 쿠바에 배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상봉쇄를 단행했다. 국제법상 ‘봉쇄(Blockade)’는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 있어, 미국은 대신 ‘격리(Quarantine)’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전쟁 발발을 피하면서도 물리적으로 선박을 차단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아이티의 아리스티드 대통령의 복귀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UNSCR 875)에 따라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함대로 해상봉쇄를 실시했다. 목적은 아이티 정권을 압박하여 민주주의를 회복시키는 것이었다. 이러한 미국의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볼 때, 트럼프의 해상봉쇄는 과거 쿠바 위기 때의 ‘격리’보다 훨씬 높은 수위이며, 남북전쟁 당시의 아나콘다 계획에 비견될 만큼 강력한 군사적 압박 수단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상봉쇄는 이미 12월 10일에 미국 해경과 특수부대(SEAL)가 베네수엘라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 ‘스키퍼(Skipper)’호를 나포하며 물리적 행동을 예고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과 연계된 갱단 ‘트렌 데 아라과(TdA)’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면서 단순한 마약 단속이 아닌 ‘테러와의 전쟁’ 차원에서 미군이 즉각적인 무력 사용(교전)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동시에 마두로 정권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로 출입항하는 모든 선박을 봉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주로 MQ-9 리퍼(Reaper) 드론과 헬파이어 미사일을 사용하여 정밀 타격을 실시했다.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마약 운반선에 대한 물리적 타격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서던 스피어 작전(Operation Southern Spear)’을 통해 베네수엘라 연안과 동태평양 공해상에서 지속되어 왔는데 한국시간 ’25년 12월 18일 기준 약 26차례 공습 및 해상 타격으로 총 27척을 격침시켰고 최소 99명이 사망했다. 미국이 첫 공격을 감행했던 2025년 9월 2일 베네수엘라 갱단 소속 선박을 폭격하여 11명 전원 사망했는데, 당시 침몰한 배에 매달려 있던 생존자 2명을 추가 사살하여 전쟁법에서 금지한 ‘확인 사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유엔(UN)과 인권 단체들은 민간인 식별 없이 의심만으로 공해상에서 즉각 격침하는 방식에 대해 “전쟁 범죄 수준의 즉결 처형”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명분은 미국 내 마약 중독 및 사망 사고의 주원인인 펜타닐과 코카인의 유입을 차단하여 미국의 국가 안보를 지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 매년 10만 명 이상이 마약 오남용으로 사망하자 보수층을 중심으로 기존의 단속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군대를 동원하는 강경책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 경찰 대신 군이 직접 바다에서 마약선을 격침에 투입됬었다. 두 번째는 경제적인 이유로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매입하자고 했듯이 지하자원에 대한 트럼프의 이익 계산법이다. 왜냐하면, 베네수엘라에는 스마트폰, 첨단 무기 체계의 필수 재료인 콜탄을 비롯한 막대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다. 약 145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자원을 확보하여 중국에 대한 자원 의존도를 낮추려고 한다. 또한, 미국의 4배에 달하는 세계 1위의 석유매장량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과거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유화한 원유생산량의 70%를 담당했던 미국 기업의 석유 및 토지 자산을 돌려받는 것을 작전 중단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셋째, 마두로의 하야를 통한 친미 정권 수립이다. 해상봉쇄를 통해 마두로 정권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을 마비시키고, 마약 밀매를 통한 비자금 유입을 물리적으로 차단하여 내부로부터의 붕괴를 유도한다.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과 이지스함을 집결시켜 무력시위를 함으로써 베네수엘라 군부의 이탈을 꾀하고 마두로 정권의 심리적 항복을 유도한다. 동시에 정적인 마차도(Maria Corina Machado)의 탈출과 노벨 평화상 수여를 계기로 반대 세력의 집결을 유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베네수엘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남미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현지 시각 ’25년 12월 4일 공개된 국가 안보 전략서(NSS)에도 명기됐듯이 서반구(Western Hemisphere)에서 미국의 압도적인 주도권을 재확립하는 것이다. 이미 파나마 운하에 대해서도 비슷한 접근법을 보였다.
미국으로서는 쿠바 미사일 사태와 같이 인근에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적대 세력이 성장하는 것을 막아야 했다. 우선,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의 가장 강력한 군사적 파트너인데 베네수엘라군은 러시아제 Su-30 전투기, S-300 지대공 미사일, T-72 전차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정글과 산악이라는 지형학적 특성에 더해 미국이 지상전 투입이 아니라 해상봉쇄를 선택했다. 또한, 러시아는 ‘바그너 그룹’과 같은 민간 군사 기업(PMC)과 군사 고문단을 파견하여 마두로 대통령의 신변 보호와 베네수엘라군 교육을 지원해 왔다. 외교적으로도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이 주도하는 베네수엘라 결의안에 매번 거부권(Veto)을 행사하며 마두로 정권의 국제법적 정당성을 옹호했다. 나아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티(Rosneft)는 제재를 피해 베네수엘라 원유의 세탁 및 유통을 도우며 마두로 정권에 현금을 공급해 왔다. 한편,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최대 채권국이자 경제적 버팀목이다. 중국은 지난 10여 년간 베네수엘라에 600억 달러(약 8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차관을 제공했고,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여 원유로 갚는 방식을 취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통신망 건설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통제하는 데 사용되는 안면 인식 또는 감시 기술을 제공하여 정권의 내부 장악력을 높였다. 또한,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원유 매장량과 콜탄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하여 자국 공급망의 안정화를 꾀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해상봉쇄는 미 해군 제4함대가 주도하며, 사람이 직접 타지 않는 무인 선박과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 시스템을 대거 투입하여 감시와 타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hybrid) 함대’ 방식을 처음으로 본격 도입했다는 점에서도 군사적 의미가 크다. 무인 자산으로는 장기 체류형 무인 수상정(Saildrone), 수직 이착륙(VTOL) 무인 항공기 등을 투입하여 카리브해 전역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유인 자산은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제럴드 R. 포드(USS Gerald R. Ford) 함과 이지스 구축함, 수륙 양용함 등이 이 무인 시스템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타격을 수행하고 있다.
- 약력
권영일 박사는 해군 전력분석시험평가단 예비역 교리연구관이다. 해군대학, 한성대,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서 강의했다.
- 국내외 추천자료
- Scott R. Anderson et al. “The global implications of the US military operation in Venezuela.” Brookings, January 7, 2026.
- Diana Roy. “The U.S. Military Campaign Targeting Venezuela and Nicolás Maduro: What to Know.” CFR, January 3, 2026.
- Mark F. Cancian and Chris H. Park. “Trump’s Caribbean Campaign: The Data Behind Operation Southern Spear.” CSIS, November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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