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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421호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한국에 주는 전략적 함의

김덕기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연구위원

김덕기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대규모 정밀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한국과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큰 불안 요인이 되었다. 특히 이란은 걸프 주변국을 공격하여 확전시키는 전략과 함께, 과거 미국과 핵 협상 시뿐만 아니라 자국의 안보 상황이 불안해질 때마다 해군력 등 다양한 수단으로 호르무즈해협(Strait of Hormuz)을 봉쇄해 온 것처럼 이번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중에도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했다.

본 고는 호르무즈해협의 지정학적 특징과 전략적 가치를 분석하고,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한국에 전략적 함의를 도출한 후, 우리의 대응 전략을 제시하는 데 있다.

지정학적으로 호르무즈해협은 서쪽으로는 페르시아만, 남동쪽으로는 오만만을 지나 아라비아해 등 대양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해상교통로(SLOC: Sea Lines of Communication)이자,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다. 호르무즈해협은 길이 약 160km, 평균 수심은 50-60m, 최대 수심은 약 100-190m이며, 폭은 약 30-50km 내외의 좁은 해로로, 실제 대형 선박(항해 안전 수심: 25-30m 이상)이 항해할 수 있는 수로는 폭이 약 3-9km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생명선이자 지정학적 급소로,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30%가 통과하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하루 약 2,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와 초경질유, 석유 제품이 이곳을 통과한다.

이란해군은 정규군 이란해군(IRIN)과 혁명수비대 해군(IRGC 해군)이라는 2개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란해군은 연안해군이지만, 호르무즈·페르시아만·카스피해에 특화된 기뢰함·소형함정·미사일 탑재 함정·잠수함·드론을 다수 운용하는 ‘지역 봉쇄·저비용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IRGC 해군은 소형 고속정, 잠수함 등을 이용하여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연안 작전을 주도하고, 정규 해군은 비교적 큰 함정을 이용하여 카스피해·아라비아해에서 작전한다. 이번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IRGC 해군이 주도했고, 정규 이란해군이 IRGC 해군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2026년 3월 초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에너지 수송로가 막혀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에너지를 수송하는 선박을 호송(Escort)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미국의 호송 작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첫째, 이란이 해상 봉쇄에 동원할 수 있는 해군력이 완전히 무력화되어야 한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수단으로 운용 중인 소형 고속정, 잠수함, 드론 전력이 완전히 무력화되어야 한다. 둘째, 이란이 최후 수단으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는 해상 기뢰 부설 수단이 완전히 무력화되어야 한다. 이란은 소형함정과 잠수함으로 기뢰를 부설할 수 있다. 셋째, 해상 또는 지상에서 발사되는 드론 전력을 무력화해야 한다. 이란이 드론으로 공격 시 미국은 해군함정뿐만 아니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동시 보호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지상에서 호르무즈해협에 있는 군함이나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미사일 전력이 완전히 무력화되어야 한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는 한국의 경제적인 측면과 해양안보, 즉 전략적인 측면에서 주는 함의가 크다. 먼저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은 이번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걸프 지역에서 에너지 수입이 제한되어 국내 석유 가격이 오르는 등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또한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등 국가 핵심 산업은 물론,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따른 교훈을 바탕으로 해양 안보를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다음과 같은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원유와 에너지 수입국을 다변화해야 한다. 사우디는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위험에 대비하여 페르시아만에서 홍해로 원유를 보내는 육상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호르무즈를 거치는 해상 수송로 의존도를 낮췄다. 한국 역시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장기 계약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전략 비축유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앞으로도 국제 분쟁 발생 시 단기간에 수입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비축유는 단순한 저장량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얼마나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위기 상황에서 사용할 대체 해상교통로와 수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오늘날 에너지 안보는 단순히 경제 정책의 영역이 아니라 해양 안보의 문제이기도 하다. 주요 해상교통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협력, 해군력의 역할, 해상 정보 체계 구축은 전부 국가 안보의 중요한 요소다. 일례로 중국은 말라카해협의 봉쇄에 대비해 파키스탄과 미얀마에서 중국 본토로 원유와 가스를 공급하는 육상 파이프라인(에너지 회랑)을 구축·운영 중이다.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란이 다양한 수단으로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한 것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에 주는 전략적 함의가 크다, 따라서 한국은 이번 교훈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첫째, 앞으로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고, 국제사회가 자국 선박 보호를 위해 해군함정 파견을 요청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은 구축함 등 대형 함정의 전력을 강화해 북한 위협 대응은 물론,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 평화유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소말리아해역에 파견 중인 청해부대 외에 평시 페르시아만, 호르무즈해협, 오만만, 아덴만 등의 해역 보호를 위해 미국과 유럽이 수행 중인 해양안보작전 (Maritime Security Operation)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과거에도 미국과 유럽이 페르시아만·아라비아만, 호르무즈해협, 오만만 등의 해역 보호 해양안보작전에 참가하면서 한국에 지속적인 참가를 요구했으나, 우리는 해군함정의 숫자 제한으로 요구를 수용하지 못했다. 한국이 소말리아해역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뿐만 아니라 호르무즈해협 등에서 보호 작전 수행하는 연합해군사(CMF)에 함정을 파견하여 해상에서의 국제평화유지활동에도 기여해야 한다. 이것은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국제위상에 맞는 활동을 통해 국가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둘째, 한반도는 전구가 짧아 북한의 드론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드론 공격으로부터 민군공항, 항만 등 국가 전략 자산뿐만 아니라 국가 산업단지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북한은 위기 시 한반도 주변 해역을 통과하는 선박뿐만 아니라 해군함정도 군집 드론 전술로 공격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해군은 북한의 군집 드론 공격을 방어에 한계가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셋째, 한반도 유사시 북한은 잠수함 등을 이용하여 주요 항구에 해상 기뢰를 부설하여 봉쇄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해군은 잠수함 등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여 북한의 항만 봉쇄에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해군은 수상함뿐만 아니라 항공기를 이용한 기뢰 부설 및 탐지 능력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해군의 해상교통로 보호 능력도 강화해야 한다. 세계 에너지 수송로의 불안정으로 자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 불안전해지면 한국 경제에도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자국의 해군함정만이 보호해 줄 수 있다. 과거 전쟁 시기에도 한국의 유조선과 선원들은 위험한 해역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석유 등 에너지는 물론, 수출입품을 수송하는 한국의 선박과 선원은 평시 단순한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시에는 국가 전략의 일부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은 해상을 통한 무역에 의존하면서 번영을 이루고 성장해 왔다. 한국 수출입 화물의 99%가 바다를 통해 이동한다. 바다가 막히면 경제가 멈춘다. 이번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상황처럼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바다의 전략적 가치가 위기 순간에 드러난다는 점이다. 바다는 단순한 해상교통로가 아니라 국가의 생명선이다. 따라서 한국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계기로 국가의 해양전략과 해운을 포함한 해양력(Sea Power)의 현실을 다시 한번 진단하고,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해양전략을 다시 수립하고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김덕기 제독(예)( strongleg77@gmail.com)는 영국 헐(Hull)대학교에서 국제정치학박사 학위 취득 후 해양안보 기여 공로로 미국 세계인명사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2006)됨. 청와대 행정관‧합참 군사협력과장‧해군본부 정보화기획실장‧세종대왕함 초대 함장 등 역임. 현재 한국군사학회 부회장, 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객원 연구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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