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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Periscope

KIMS Periscope 제43호

제7차 당 대회 이후 북한은 어디로?

한국고등교육재단
연구위원

정  대  진

지난 1985년 김일성은 “인민들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기 전까지 당 대회를 열지 말라”고 지시했다. 1980년 6차 당 대회 후 당 규약에 따라 5년마다 열기로 되어 있던 당 대회 소집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그 후로 30년이 넘도록 당 대회는 열리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북한 주민들은 이밥에 고깃국은 커녕 고난의 행군을 겪어야만 했다. 김정일 정권도 사회주의의 일반적인 당·국가 체제 운영 대신 선군정치로 나라를 비상 관리해야만 했다.

  김정은 시기에 들어서도 상황은 근본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은 작년 10월30일에 김일성 유훈을 어겨가면서까지 7차 당 대회 소집을 발표했다. 당 규약의 “당 대회 소집 날자는 여섯 달 전에 발표한다”는 규정에 따른 최소한의 준비기간만 산정하여 2016년 5월초로 대회 기간도 못 박았다. 5차 당 대회(1970.11)가 11개월의 준비기간을, 6차 당 대회(1980.10)가 10개월의 준비기간을 둔데 비하면 상당히 짧은 시간이었다.

  북한 주민들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을 만큼 형편이 나아지지도 않았고, 이미 두 차례의 당대표자회(2010.9.28 및 2012.4.11)를 통해 김정은의 등극을 과시한 적이 있는데 굳이 7차 당 대회를 소집하는 목적과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지난 5월6~9일간 베일을 벗은 당 대회의 내용은 새롭거나 대단한 것이 없었다. 북한이 노동신문과 중앙방송을 통해 예고한 ‘휘황한 설계도’는 없었고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을 먹일만한 설득력 있는 정책도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않았고 김일성을 ‘위대한 수령’으로, 김정일을 ‘탁월한 수령’으로, 김정은을 ‘당·국가·군대의 최고영도자’로 호칭 정리하여 유일체제를 확인하면서 당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번 당 대회는 유일체제의 지속성과 김정은 권력 공고화에 초점을 둔 정치적 이벤트였다. 김정은은 기존의 당 비서국을 정무국으로 대체하여 당을 정무국-정치국-중앙군사위 체제로 바꾸면서 이 세 조직에서 겸직을 맡았다. 당위원장(정무국)·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장을 한 번에 맡은 것이다. 그런데 이 세 조직에서 김정은 외에 겸직을 한 인물이 두 명 더 있다. 바로 김영철과 리만건이다. 천안함 피격을 주도한 정찰총국장 김영철은 통일전선부장도 맡고 있고, 리만건은 군수공업부장으로서 핵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에 김영철이 대남담당 당 중앙위 부위원장(정무국)· 정치국 및 중앙군사위 위원을 겸직하게 되었고, 리만건이 군수담당 당 중앙위 부위원장(정무국)· 정치국 및 중앙군사위 위원을 겸직하게 되었다.

  김영철과 리만건이 당 정무국-정치국-중앙군사위 겸직을 하고 있는 것은 의사결정 엘리트 집단 내에서 이들이 실세역할을 할 수 있는 개연성을 높여준다. 당 조직의 성격상 김정은을 정점으로 구성된 당 정치국 상무위원(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룡해)의 위상이 확고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김영철과 리만건이 세 조직의 겸직을 바탕으로 의사결정 엘리트 내에서 발언권을 강화해 나간다면 논리상 북한은 김영철을 필두로 해서 대남정책에서 강경입장을 유지하고, 리만건을 필두로 해서 대외정책에서의 핵보유국 지위 주장 및 핵개발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전망이 전혀 새롭거나 놀랄만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을 대하는 한국과 국제사회의 고민이 깊어진다.

  7차 당 대회 김정은의 사업총화보고 7만2천자 중에서 혁명(269회), 투쟁(125회), 자주(145회)에 비해 평화(36회), 북남(24회)은 상대적으로 인용빈도가 낮았다. 비핵화도 1회 언급되었지만‘조선 비핵화’가 아닌 세계의 비핵화를 원론적으로 언급한 차원에 그쳤다. 대남·대외관계에서 북한은 현상(現狀)을 유지하거나, 벼랑 끝 전술로 나아가며 이익 극대화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올해와 내년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대선이 실시된다. 정치학의 국내청중이론을 굳이 상기하지 않아도 선거 기간 동안 한국과 미국의 대외정책이 무수한 논쟁을 거치며 2년여의 조정기를 보내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빨라야 2018년 봄이 되어서야 새로운 대북 한미공조가 틀을 갖출 것이다. 북한 정권이 앞으로 2년간의 전환기를 ‘꽃놀이패’로 즐기지 못하도록 국내외적인 단결과 대북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대진 박사(jungdaejin@gmail.com)는 한국외대와 동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후 연세대에서 “한반도 유사시 북한 지역 관할권 행사의 정당성”이란 논문으로 통일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한국고등교육재단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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