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3일 미국 백악관은 마르코 루비오 국가안보좌관과 러셀 보트 관리예산실장(OMB) 명의로 34페이지 분량의 ‘미국의 해양 행동계획(America’s Maritime Action Plan, 이하 MAP)’을 발표했다. 이 문서는 2025년 4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 14269호 ‘미국의 해양 지배력 복원(Restoring America’s Maritime Dominance)’에 근거하여, 국가안보보좌관을 중심으로 국무부, 국방부, 상무부, 노동부, 교통부, 국토안보부, 미무역대표부(USTR) 등 범정부적 조율을 거쳐 수립된 것이다. MAP은 1936년 6월 29일 제정된 상선법(Merchant Marine Act of 1936) 이래 미국이 해양력 재건을 위해 내놓은 가장 야심적인 전략 문서로 평가되며, 단순한 조선업 부흥을 넘어 미중 전략경쟁 시대 해양 패권의 근본적 재편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중대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문서가 발표된 배경에는 미국 조선업의 충격적 현실이 자리한다. 현재 전 세계 상선의 1% 미만만이 미국에서 건조되고 있으며, 길이 약 120미터(400피트) 이상의 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가용 조선소는 미국 전역을 통틀어 단 8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은 2024년 보정총톤수 (CGT: Compensated Gross) 기준 전 세계 상업용 선박 건조량의 약 53%를 차지했고, 중국국가조선공사(CSSC)는 2024년 한 해 동안 톤수를 기준으로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건조한 상업용 선박 총량을 초과하는 물량을 건조했다. 알프레드 세이어 머핸(Alfred Thayer Mahan)이 1890년 그의 저서 『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에서 설파했듯이, 해양력은 해군력·상선·해외시장이라는 세 축의 선순환 위에 서 있으며, 조선소는 이 선순환의 시작점이다. 머핸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이 세 축 가운데 가장 근본적 기반인 조선역량을 상실함으로써, 해양 패권의 토대 자체가 침식되는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